바라크 이스라엘 총리 사임…60일내 총리 직선투표

  • 입력 2000년 12월 10일 18시 30분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가 10일 총리직을 사임함에 따라 새 총리를 뽑기 위한 직접투표가 60일 이내에 실시된다.

바라크 총리는 9일 긴급 TV 회견을 통해 “팔레스타인과의 유혈 폭력사태를 완화시키고 평화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국민의 신임을 다시 구하기로 했다”고 사임의사를 밝힌 뒤10일 모셰 카차브 대통령과 의회에 각각 사임서를 전달했다.

바라크 총리는 새 총리 선거에 다시 나서겠다고 밝혔다.

바라크 총리의 사임 소식에 대해 팔레스타인측은 “이스라엘의 정국 혼란으로 앞으로의 평화협상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바라크 총리가 사임이란 강공책을 쓴 것은 그동안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적극 추진했으나 결실을 보지 못한 데다 유혈 폭력사태로 양측에서 300명 이상이 숨지는 등 혼란이 계속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정치적 도박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는 최대 정적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와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한 술수로 풀이되기도 한다. 노동당의 바라크 총리는 올 7월 네타냐후 전총리를 누르고 집권했다.

선거법상 총리가 사임한 경우 새 총리후보는 현직 의원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평범한 시민’ 신분인 네타냐후 전총리는 후보가 될 수 없다. 지난달 28일 바라크 총리가 발표한대로 6개월 이내에 총선과 총리직선 투표가 실시된다면 네타냐후 전총리는 의원과 총리에 출마할 수 있어 재기를 노릴 수 있었다.

8일 한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네타냐후 전총리가 45%의 지지율로 27%를 얻은 바라크 총리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바라크 총리는 총리직 사퇴란 방법을 통해 네타냐후 전총리보다 상대하기 쉬운 리쿠드당의 아리엘 샤론 당수를 경쟁자로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라크 총리는 “선거법을 개정하면 누구나 선거에 나올 수 있다”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두 달 안에 선거법을 개정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리쿠드당 소속의 에후드 올레르트 예루살렘 시장은 “바라크 총리가 권력 유지를 위해 술수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극우 종교정당인 샤스당은 선거법을 개정해 네타냐후 전총리를 총리후보로 내세우겠다고 밝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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