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선 최악의 혼미…플로리다주-연방대법 판결 엇갈려

  • 입력 2000년 12월 10일 18시 30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가리기 위한 혼란이 플로리다주의 재검표를 둘러싼 연방 대법원과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엇갈린 판결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미 연방 대법원은 9일 공화당의 긴급청원을 받아들여 플로리다주에서 이날 시작된 무효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표를 중단하도록 명령하고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8일 내린 무효표 재검표 인정 판결에 대한 심리를 11일 오전 11시(한국시간 12일 오전 1시)부터 90분간 열기로 했다.

사법부의 판결이 엇갈리면서 최악의 경우 내년 1월 연방 상하원에 의해 대통령 당선자가 확정될지도 모른다는 비관론까지 등장하자 MSNBC방송은 9일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정치적 내전’이 임박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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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대법원 판결에서 다수 의견을 낸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은 별도의 성명에서 “연방대법원의 재개표 중단 명령은 최종판결은 아니나 대법관 중 다수가 청원을 제기한 원고(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실질적인 성공(대선 당선) 개연성이 있음을 믿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8일 대선 개표과정에서 무효처리된 투표지(undervote)를 전면적으로 수작업 재검표하도록 판결해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주 대법원은 이와 함께 플로리다주 캐서린 해리스 국무장관이 최종개표 결과를 인증할 때 부분적 개표 결과라며 제외한 팜비치 카운티 등의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인정하도록 판결했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주에서 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의 공식 득표 차는 537표에서 154표(비공식은 193표)로 줄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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