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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29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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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필리핀 전역에서 벌어진 대규모 가두시위는 에스트라다 축출을 위한 이틀간의 항의 및 운수 파업의 시작으로, 좌익 운동세력과 기업인들도 이례적으로 마닐라 시내 금융 중심지인 마카티에 모여 음식을 나눠먹으며 시위에 동참했다.
좌익 세력 수천명은 "에랍(Erap·에스트라다의 별명)은 물러나라" "경제난이 너무 극심하다. 에랍을 몰아내자"는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 등을 들고 시내 전역을 돌며 시위를 벌였다.
전문 직업인과 기업가들도 고급 차량에 "에랍은 사퇴하라"는 등의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를 부착한 채 시위대를 호위했다.
마닐라 시내 대통령궁 근처 상업 중심지에서는 또다른 좌익운동 단체가 전통 '용춤(dragon dance)'을 공연하면서 '용' 대신 부패의 상징인 '악어' 모형을 등장시켜 공연을 진행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30일 까지 밤샘 시위가 벌어질 대통령궁 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일 예정이며 좌익 운송그룹도 이 집회에 참여할 계획이다.
경찰은 평화적 시위는 보장하겠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폭력 진압 경찰과 물대포 등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시위 주동자들은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기 위해 주요 도로에 장애물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경찰은 장애물을 설치하는 사람은 즉각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시위는 상원의원 22명으로 구성된 상원 배심원단을 이끌고 있는 힐라리오다비데 대법관이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에스트라다 대통령 탄핵안을 기각해 달라는 에스트라다측 청원을 거부한 지 하루만에 촉발됐다.
[마닐라 AFP·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