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신속대응군 구체화…병력 10만~12만

  • 입력 2000년 11월 21일 18시 34분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은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국방장관회담을 열고 신속대응군에 파견할 각국 병력 및 병참의 종류와 규모를 제시했다.

각국이 제시한 구체적인 분담안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EU 관계자는 이날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제시한 분담 규모를 모두 합하면 병력 10만∼12만명, 전투기 400대, 군함 100척이 넘는다고 밝혔다.

영국은 병력 1만2500명, 전투기 72대, 군함 18척을, 프랑스는 병력 1만2000명, 공군기 75대를 신속대응군에 배속시키겠다고 제안했으며 독일은 1만3500명,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6000명씩, 네덜란드 5000명, 그리스 3500명, 오스트리아 2000명, 스웨덴은 1500명의 병력을 배속시키겠다고 각각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유럽에서 발생하는 무력분쟁을 자체 해결하고 미국에 대한 방위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12월 헬싱키 정상회담에서 2003년까지 60일 이내에 실전배치가 가능한 6만명 규모의 유럽 독자방위군을 창설하기로 결정했었다. EU회원국들이 이날 제시한 병력 규모는 신속대응군 창설 예정 규모보다 4만명 이상 많으나 군사전문가들은 6만명의 병력을 최대 1년간 전장에 주둔시키고 다양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면 총 10만명 상당의 병력이 확보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조프 훈 국방장관은 이날 “신속대응군은 통일된 제복이나 깃발이 따로 없고 EU집행위가 아니라 유럽의회에 의해 통제될 것이며 신속대응군에 파견된 각국 군대는 소속국의 명령에 따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EU회원국 중 핀란드 스웨덴 아일랜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회원국이 아니며 NATO회원국 중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터키는 EU회원국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유럽 국가간 합의 및 미국 주도의 NATO와 신속대응군의 관계 설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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