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판 르윈스키 사건' 파문…천수이볜 女보좌관과

  • 입력 2000년 11월 19일 18시 43분


천수이볜(陳水扁) 대만총통과 관련한 ‘대만판 르윈스키 사건’이 점입가경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당의 류정훙(劉政鴻)의원이 최근 천총통이 총통부내 여보좌관과 복잡한 관계에 있다며 통역담당인 샤오메이친(蕭美琴·29)을 거명한 데 이어 친민당의 천차오룽(陳朝容)의원도 “총통부가 나서서 사실여부를 밝히라”고 주장하는 등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천의원은 또 최근 천총통이 친민당 쑹추위(宋楚瑜) 주석과 회동하던 날 총통부로 돌아가 샤오메이친과 함께 있었다며 이 사실을 안 총통부인이 “샤오메이친을 내쫓지 않으면 끝장”이라고 최후통첩을 하는 등 한바탕 부부싸움을 벌였다는 소문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일로 천총통의 딸이 집을 나갔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대만 유력주간지인 ‘신신문’은 최근호에서 천총통의 성추문을 외부에 최초로 발설한 이가 천총통의 러닝메이트인 뤼슈롄(呂秀蓮·여)부총통이라고 폭로, 대만정국을 들끓게 하고 있다.

뤼부총통은 즉각 기자회견을 갖고 총통부 명의로 보도자료를 배포, “총통부는 누가 부총통이라 속이고 언론 고위층에 전화를 했는지에 대해서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총통부는 부총통이 자신의 명의가 아닌 총통부 명의로 보도자료를 낸 것에 대해 발끈했다.

이에 천총통 부인도 가세해 “뤼부총통이 너무 설친다”며 “정신과 진단을 받아야 할 여자”라고 비난했다.

뤼부총통은 그동안 거침없는 발언으로 총통부를 누차 곤혹스럽게 만들어온 인물.

천총통이 실제로 여보좌관과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는지는 아직 불명확한 상태에서 이번 스캔들은 누가 처음 외부로 발설했는지를 둘러싸고 총통과 부총통, 나아가 집권 민진당을 심각한 내부갈등으로 몰아넣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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