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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13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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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벤처주식시장 마더즈의 첫번째 상장회사인 리키드 오디오 저팬의 전 사장이 폭력단 자금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됐다. 나스닥저팬은 상장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등 폭력단이 벤처기업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폭력단의 벤처행〓최근 폭력단은 대형증권회사와 손잡고 주식거래를 통해 큰 시세차익을 남긴 사례가 많았다. 폭력단은 지난해말 벤처 투자에 눈을 돌렸다. 벤처주식 전용시장인 마더즈가 지난해 말 출범한 데 이어 올 6월 나스닥저팬이 문을 연 것이 계기가 됐다. 벤처주식시장은 상장기준이 느슨한 데다 주가가 기업실적과 관계없이 급등하는 경우가 많아 일거에 목돈을 챙길 수 있기 때문. 미상장 벤처기업들은 한달에도 수십번씩 폭력단이 개입된 세력으로부터 투자 제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더즈는 올 4월부터 상장신청 기업에 대해 폭력단과 관계가 없다는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문제가 된 리키드 오디오 저팬 등 7개사는 그 이전에 상장된 기업이었다. 나스닥저팬도 상장시 폭력단을 배제하도록 하는 조항을 만들었다.
▽경찰 대응〓일본 경찰청은 마더즈와 나스닥저팬과 제휴해 상장사에 대한 자료를 수시로 교환하고 있으며 상장희망 기업을 대상으로 폭력단 개입을 막기 위한 강습회를 열고 있다.
경찰은 폭력단이 주식시장에서 번 돈으로 조직을 확장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은 폭력단 산하 금융업자가 벤처펀드를 가장해 미공개주식을 취득하거나 경영자를 협박해 이익배분을 요구하는 사례가 잦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전직 경찰관 60여명은 벤처기업을 노리는 폭력단에 대처하기 위해 위기관리전문 벤처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심사기준 강화〓마더즈는 폭력단 개입 의혹을 없애기 위해 앞으로 상장희망 기업에 대해서 폭력단 등 반사회적 세력과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2, 3년 전까지 조사하기로 하는 등 대책을 마련중이다. 또 상장준비단계의 임원 주주 주요거래처 등이 폭력단과 관련이 있는지에 관해 조사하고 업계 소문도 확인할 방침. 또 상장 주간사회사로 하여금 폭력단과 무관한 것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했다. 상장 후라도 폭력단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 상장폐지를 포함해 엄격히 처벌할 계획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