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폭력반대… 평화노력 지속"

  • 입력 2000년 11월 3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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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2일 모처럼 이끌어낸 휴전합의가 서예루살렘의 차량 폭탄테러로 몇시간 만에 깨지자 허탈해 하면서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팔레스타인측 테러에 대해 몇 배의 보복 공격으로 대응해왔던 이스라엘은 보복을 자제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24시간의 휴전합의 이행 시한을 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이 보도했다. 에후드 바라크 총리는 이날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폭탄테러를 개탄하고 이스라엘과 휴전에 합의했음을 확인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유럽연합(EU)의 미구엘 모라티노스 중동담당 특사와 만난 뒤 “우리는 (그같은 테러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아라파트 수반이 한달여간 계속된 유혈 폭력사태의 와중에서 폭력에 반대 입장을 천명한 것은 처음이다.

나빌 샤스 팔레스타인 국제협력장관은 이날 바라크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폭탄테러 희생자에 대한 위로의 뜻을 밝히고 “팔레스타인 경찰에 범인 체포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주민들에게 ‘평화적인 방법’으로 시위하라고 촉구한 뒤 과격시위를 예방하기 위해 가자지구에 경찰을 배치했다. 이에 앞서 서예루살렘 인구밀집 지역의 시장에서 발생한 차량 폭발사건으로 2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고 이스라엘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이 사건으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유대인 정착민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 지도자 이츠하크 레비의 딸도 희생됐다고 발표했다.

이슬람 과격단체인 지하드 산하 무장조직은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도 충돌이 재연돼 팔레스타인인 2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부상했다. 하마스 등 이슬람 과격단체는 “휴전합의에도 불구하고 무장투쟁을 계속하겠다”고 선언, 긴장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한편 국제사면위원회는 2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의 시위 진압에 과도한 무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 수주간 팔레스타인측에 행한 인권침해는 전쟁범죄의 구성요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영국의 더 가디언지는 이날 중동을 방문했던 클라우디오 코르돈 국제사면위 인권분야 조사관이 귀국한 뒤 양측의 자제를 요구하면서 특히 이스라엘측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코르돈 조사관은 “어린이들이 돌과 화염병을 던지는 것에 이스라엘군이 전투태세로 대응하고 있다”며 “어린이가 돌을 던질 때는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사격을 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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