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회, 후지모리 임기 단축안 가결

  • 입력 2000년 11월 3일 07시 44분


페루 의회는 2일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과 국회의원120명의 임기 단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이 안을 109 대 2의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다.

이로써 후지모리 대통령과 의원들은 임기보다 4년 앞서 퇴임하게 됐으며 후지모리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내년 4월에 조기 대선과 총선이 치러 질 수 있게 됐다.

이날 표결은 마르타 힐데브란트 국회의장의 결정에 따라 토의 없이 이뤄졌으며 일부 의원이 자신들의 임기를 단축하는 안에 반대할 지도 모른다는 추측과는 달리 무난히 가결됐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지난 9월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전(前) 국가정보부장의 야당의원 매수 사건이 폭로된 후 자신의 하야 및 조기 대선과 총선 실시 방침을 밝혔다.

후지모리 대통령 정부와 야당, 시민단체 지도자들은 미주기구(OAS)의 중재로 선거 일정에 대해 협상을 벌였으나 정부측이 인권 탄압 혐의를 받고 있는 경찰, 관리들의 사면을 조건으로 내세워 난항을 겪다 지난 주 정부가 이 조건을 철회함으로써 내년 4월8일을 선거 일자로 확정했다.

한편 야당 지도자 알레한드로 톨레도는 후지모리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공정 선거 관리를 위한 과도내각의 구성을 재차 촉구했다.

톨레도는 하루 일정으로 방문한 아르헨티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과도정부가 설립돼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여건을 마련할 수 있도록 후지모리 대통령이 사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톨레도는 또 아르헨티나 일간지 클라린과의 인터뷰에서 "몬테시노스 전 중앙정보부장은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으며 그와 후지모리 대통령은 서로 너무나 잘 알고있기 때문에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고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톨레도는 후지모리 대통령이 몬테시노스 전 부장의 은신처를 정확히 알고 있을것이라고 주장하고 "두 사람은 공범이며 서로 거리를 둘 수는 있겠지만 단절은 없었다"고 말했다.

[리마 AP·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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