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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2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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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두 거물은 실리콘밸리 최고의 벤처투자가로 명성이 높은 존 도어와 팀 드래이퍼.
도어와 드래이퍼는 캘리포니아주 교육 개혁을 위한 서로 상반된 해법을 제시하며 치열한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각 주마다 개별 법안을 투표에 부치는 미국 선거에서 도어는 채권 발행을 통한 공립 교육기관의 재정 확충을 내건 ‘법안 39’를 주도하고 있다. 반면 드래이퍼는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사립학교에 진학할 선택권을 주는 ‘법안 38’을 밀고 있다.
도어와 드래이퍼의 대결에는 실리콘밸리 최고 투자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천문학적인 캠페인 자금이 동원됐다.
도어는 개인 자금 600만달러에다 시스코 시스템스의 존 챔버스 회장 등으로부터 1290만달러를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드래이퍼는 자신이 보유한 현금과 주식을 동원해 2000만달러에 달하는 개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들 두 명이 교육개혁 법안 통과를 위해 동원한 자금은 무려 6710만달러.
단일 법안 통과를 위해 동원된 캠페인 자금으로는 최대 규모. 드래이퍼와 도어는 미 선거 역사상 개인이 기부한 캠페인 기금 액수에서 각각 1, 2위에 올랐다.
이들은 수치에 밝은 벤처 투자가답게 선거전도 ‘수학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도어 진영은 ‘2000만달러 투자에서 200억달러 효과로’라는 선거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반면 드래이퍼는 인터넷 전문가답게 사이버 선거전에 관심을 쏟아 예스온38닷컴사이트를 개설한 데 이어 선거 데이터베이스를 작성, 우호적인 주민들을 상대로 집중적인 홍보를 벌이고 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동문인 도어와 드래이퍼는 사석에서는 절친한 친구이지만 법안 통과를 위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개혁적인 드래이퍼는 도어가 “기득권층의 이해 관계를 대변하는 법안을 민다”고 비난하고 있다. 반면 도어는 “드래이퍼가 실효성 없는 법안을 돈으로 통과시키려 한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이들의 선거전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