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정상회담/대화록]"中, 햇볕정책-4자회담 지지"

  • 입력 2000년 10월 18일 19시 02분


코멘트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주룽지(朱鎔基)중국총리의 18일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은 1시간반 동안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처음 방한한 주총리는 시종 부드럽고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이번 회담을 통해 98년 11월 중국을 방문한 김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간의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동반자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평가다. 실질적인 성과도 기대 이상이었다는 것.

특히 주총리가 한국의 한반도정책을 전폭 지지하고 4자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이날 청와대 만찬사에서 김대통령은 “주총리께서 젊은 시절부터 많은 역경과 시련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중국을 이끌고 계신다”며 “이런 점에서 우리는 동지라고 할 수 있다”고 ‘동지애’를 강조했다.

주총리는 답사에서 “올 6월 한반도에서는 화해와 자주 평화 통일의 역사적 장이 열렸다”며 “각국이 이를 위해 좋은 외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대통령과 주총리의 회담 내용.

▽한반도문제〓김대통령은 중국이 한국의 대북 화해정책과 한반도문제의 당사자간 해결 원칙을 일관되게 지지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 주총리는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한국정부가 취한 일련의 조치를 환영했으며, 남북간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김대통령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기술 등 이동통신, 보험사 영업허가, 완성차 생산, 고속철도 및 원전건설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할 것을 희망했다. 주총리는 환경 첨단기술 석유화학 석탄 철강 분야에서의 협력을 희망했다.

특히 주총리는 중국의 서부대개발사업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한국의 참여와 협조를 요청했고, 김대통령은 한국도 이 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문화교류〓주총리는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에 ‘중국문화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이날 서명된 범죄인인도조약의 조기 발효를 위해 서로 노력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한중 수교 10주년이자 한국에서 월드컵이 개최되는 2002년을 ‘한중 국민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교류를 확대키로 했다.

▽다자무대에서의 협력〓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의 성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또 ‘동남아국가연합+3(한 중 일)’ 정상회의가 역내 국가간 공동관심사를 협의하는 포럼으로 발전해온 것을 평가하고 내년에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