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앞둔 이-팔 현장]팔 무장단체 활동임박 긴장팽팽

  • 입력 2000년 10월 15일 19시 08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상이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중재로 이집트에서 회담을 열기로 14일 합의함에 따라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 대결이 약간은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양측은 서로에 대한 비난전을 전개하며 증오심을 키우고 있는데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이 이스라엘과의 회담을 반대하며 극렬 투쟁을 다짐하고 있어 아직은 일촉즉발의 살얼음판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레바논의 이슬람 과격단체인 헤즈볼라 지도자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는 15일 헤즈볼라 게릴라들이 이스라엘군 영관급 장교 한 명을 납치했다고 주장했다.나스랄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지지하는 ‘아랍민족애국세력’ 총회 개막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으나 사실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헤즈볼라 게릴라들은 7일에도 레바논 남부 국경 지대에서 이스라엘군 하사관 3명을 납치하고 이스라엘에 수감중인 아랍인 죄수들과의 교환을 요구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이 이끄는 파타 소속원 수천명은 14일 가자지구에서 “정상회담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술수에 불과하다”며 아라파트 수반의 참석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요르단강 서안의 헤브론에서도 14일 7000명의 군중이 전날 발생한 충돌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의 장례식에 참석해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를 다짐했다. 장례식이 끝난 뒤 수십명의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고무탄으로 맞서는 이스라엘군을 향해 투석전을 벌였다.

한 이스라엘 군 정보 관계자도 “유혈 사태의 재발로 정상회담이 방해받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언제든지 가능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서로에 대한 증오심을 키우기 위한 양측의 감정 싸움도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TV 방송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군 병사를 살해하는 장면을 계속 방영하며 이스라엘 국민의 분노를 부채질하고 있다.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14일 극우 리쿠드당의 아리엘 샤론당수와 이틀새 두번째 만나 거국내각 구성문제를 협의했다.샤론 당수는 16일 열리는 6자 정상회담 이전에는 거국내각 구성에 관해 결정을 내리지 않을 방침이라고 이스라엘 방송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당국도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한 제스처로 수감했던 이슬람 무장단체인 하마스 대원 수십명을 14일 석방했다.

○… 인근 아랍국가를 비롯해 미국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스라엘 규탄 시위도 계속되고 있다.

호주의 시드니에서는 15일 2000여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가두시위를 벌였으며 이 가운데 수십명은 미국 영사관 난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의해 저지됐다.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난민 수용소에서는 약 7000여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집트 요르단 등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아랍국가에 국교 단절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와 이스라엘 영사관 앞에서도 팔레스타인인들의 항의 시위가 계속됐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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