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라지오 이스라엘 노골적 편들기 빈축

  • 입력 2000년 10월 5일 20시 59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충돌 사태 책임을 놓고 이스라엘 측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미국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분위기는 판이하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릭 라지오 후보는 뉴욕의 막강한 유대인 사회를 의식해 앞다퉈 이스라엘을 편들고 있다.

두 후보는 이번 사태의 책임은 팔레스타인 측에 있으며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는 사태가 계속되면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뉴욕 일대의 경제, 정치, 문화계를 장악한 유대인 사회의 영향력을 의식한 정치적 행위로 분석되고 있다. 11월7일 투표일이 다가오고 있으나 박빙의 접전이 이어지자 유대인 사회의 여론 향배에 승패가 달렸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후보는 이스라엘을 노골적으로 지지했다. 힐러리 후보는 이번 유혈사태의 직접적 계기가 된 이스라엘 지도자 아리엘 샤론의 동예루살렘 방문에 관해 “성지 방문이 폭력을 불러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폭력 대응을 한 팔레스타인 측에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작년 말 중동 순방 중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발언을 했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부인 수하 여사와 포옹했다가 유대인 사회로부터 공격을 받았던 일 때문에 더욱 이스라엘 편을 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라지오 후보는 “클린턴 대통령은 협상을 성공시키기 위한 확고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며 “팔레스타인 측에 원조를 중단할 수 있음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동 평화의 열쇠를 쥔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즉각 폭력을 중단하도록 지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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