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정보부장 탈출 정국 요동

입력 2000-09-25 18:47수정 2009-09-22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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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페루 국가정보부장(53)이 24일 파나마로 전격 탈출, 망명을 시도하면서 페루 정국의 향배를 좌우할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야당의원 매수사건을 일으킨 뒤 잠적했던 정보기관의 총수가 영화에서나 봄직한 비밀작전을 통해 해외로 도피하자 가까스로 진정 양상으로 접어들던 페루 정국은 다시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호세 알레만 파나마 외무장관은 24일 “몬테시노스 부장이 오전 5시 파나마에 도착했으며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고 확인했다. AP통신은 망명요청을 거부했던 파나마의 미레야 모스코소 대통령이 24일 남미 지도자들과 미주기구(OAS) 및 미국의 요청에 따라 망명 허용을 검토중이며 망명이 허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번 탈출로 몬테시노스 부장은 체포된 게 아니었으며 여전히 군부의 강력한 후원을 받고 있음이 입증됐다.

그의 탈출은 ‘군부와 대통령의 합작품’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 몬테시노스 부장의 사관학교 동기들이 장악하고 있는 군부 핵심세력이 몬테시노스 부장에게 사법처리를 피하고 재기를 도모할 수 있도록 망명을 권유했다는 것이다. 페르난도 올리베라 야당의원은 “정보에 따르면 군부가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에게 몬테시노스 부장의 망명 허락과 즉각적인 대통령직 사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후지모리 대통령이 24일 군창설기념행사에서 정보기관과 군부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주장이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후지모리 대통령이 ‘범죄자’를 사법처리하지 않고 국외로 빼돌렸다”면서 정부의 책임과 몬테시노스 부장의 공정한 사법처리를 요구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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