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천년간 최고기업인에 '경영의 神' 마쓰시타 선정

  • 입력 2000년 8월 28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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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딛고 일어서 일본 최고 부자에 열 번이나 오르며 ‘저패니즈 드림’을 실현한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1894∼1989) 마쓰시타전기산업 창업자. 일본에서 가난을 없애겠다며 평생 제조업에 전념했고 부패한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 사재를 털어 마쓰시타정경숙을 만들었던 그는 아사히신문이 28일 발표한 밀레니엄특집 설문조사에서 과거 1000년간 일본 최고의 경제인으로 뽑혔다. 득표율은 전체 응답자(8559명)중 31.2%.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는 지주 집안 8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러나 쌀장사를 하던 부친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초등학교 4학년때 학업을 중단했다. 오사카(大阪)에 나가 전차를 보고 ‘이제는 전기의 시대’라고 여겨 전기회사에 입사한 것이 15세 때였다.

22세에 전기회사를 차린 뒤 내놓은 전구를 두 개 끼울 수 있는 쌍 소켓과 자전거의 전지라이트가 크게 히트해 20대 후반에 청년실업가로 떠올랐다.

마쓰시타는 1920년대 세계적인 공황 때도 인력감축을 하지 않았다. 사업부제를 도입하고 주 2일 휴무제를 실시하는 방법으로 위기를 넘겼다. 종업원에게 경영실태를 모두 공개해 ‘유리창 경영’이란 말이 생겨났다. 가난을 잊지 않았던 그는 투기에는 결코 손을 대지 않았다.

최근 수년간 거품경제의 혹독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 새삼 마쓰시타의 경영이념을 되새기고 있는 것도 그의 올곧은 경영 자세 때문.

그는 1932년 종업원들에게 “마쓰시타전기의 사명은 물자를 끊임없이 만들어내 가난을 몰아내고 낙원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늘부터 250년에 걸친 목표달성기간을 정한다”고 선언했다. 제2차 세계대전때 군부 요청으로 목제 비행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전쟁이 끝난후 해체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후 일본이 악성 인플레와 식량부족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1946년 ‘번영에 의해 평화와 행복을’이라는 의미의 영문자를 딴 ‘PHP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후 3000회 이상의 강연을 통해 자신의 경영이념과 국가관, 사회관을 전했다.

1976년 록히드사건으로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당시 총리가 체포되는 등 정치불신이 극에 달하자 마쓰시타는 정치개혁에 눈을 돌린다. 1979년 6월 사재 70억엔을 들여 마쓰시타정경숙을 창설했다. 이곳을 거친 정치가는 현재 국회의원만 21명에 이른다. 작고한 지 11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마쓰시타자료관에는 그를 흠모하는 젊은 실업가들이 매년 수천명씩 몰리고 있다.

한편 2위에는 혼다기연공업의 창시자인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郞1906∼91)가, 3위에는 메이지(明治)시대의 실업가인 시부사와 에이치(澁澤榮一·1840∼1931)가 뽑혔다. 혼다는 오토바이와 자동차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회사를 키웠다. 시부사와는 제일국립은행이나 도쿄가스 왕자제지 등 500여개 회사의 경영에 관여했으며 사회복지사업에도 큰 관심을 가져 거액을 출연했다.

세계적인 AV메이커 소니를 창업한 이부카 마사루(井深大·1908∼97)는 해외시장의 개척자란 점에서 4위에 올랐다. 미쓰비시(三菱)재벌 창시자인 이와사키 야타로(岩崎彌太郞·1834∼85)와 닛싱(日淸)식품 창업주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1910∼), 도요다식 직기를 발명한 도요다 사키치(豊田佐吉·1867∼1930)도 10위권 안에 들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일본 최고의 경제인 10걸

1위 마쓰시타 고노스케894∼1989마쓰시타전기산업 창업자
2위 혼다 소이치로 906∼1991 혼다기연공업 창업자
3위 시부사와 에이치840∼1931메이지시대 실업가
4위 이부카 마사루908∼1997 소니 창업자
5위 우에스기 요우잔751∼1822 에도후기 요네자와 번주
6위 다카하시 고레키요854∼1936메이지시대 재정전문가
7위기노쿠니야 분자이몬미 상 에도중기 목재상
8위 이와사키 야타로834∼1885 미쓰비시그룹 창시자
9위안도 모모후쿠910∼닛싱식품 회장
0위도요다 사키치867∼1930도요다식 직기 발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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