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잠함 원자로 파열땐 태평양도 오염" 獨전문가 경고

  • 입력 2000년 8월 24일 08시 55분


침몰한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의 원자로 2기가 파열하면 방사능 오염은 해류를 타고 대서양과 태평양에까지 미칠 수 있다고 독일의 핵안전 전문가가 23일 경고했다.

다름슈타트 생태학연구소의 원자로전문가 게르하르트 슈미트는 "최악의 경우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방출된 방사성 오염물질의 10%에 해당하는 방사성물질이 바다속으로 누출될 수도 있다" 고 경고하고 "이러한 방사성물질은 물고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먹이사슬을 타고 인간에게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슈미트씨는 "자동폐쇄 장치가 성공적으로 작동됐다고 해도 원자로내 핵분열이 한동안 붕괴작용을 계속하여 상당량의 열이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냉각장치가 이러한 잔여열을 방출시킬 수 있겠으나 이 장치는 쿠르스크호가 해저에 충돌하면서 파괴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또 열에너지가 밖으로 방출되지 못하면 원자로 자체가 파괴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쿠르스크호를 조속히 인양하는 것이 환경재앙을 방지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빅토르 크라브첸코 러시아해군 참모총장은 이날 사고수역 방사능 수치가 상승하고 있다는 무르만스크 기상학자들의 보고를 부인하면서 해군소속 전문가들이 사고 수역에서 매시간 방사능을 측정하고 있으나 그러한 징후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무르만스크 기상학자 이리나 예고로보는 민영 NTV 방송에 잠수함이 침몰한 바렌츠 해의 방사능 수준이 상승한 것으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해군은 인테르팍스통신에 원자로는 침몰 직후 폐쇄됐으며 냉각장치도 손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방전문가들은 러시아당국이 사고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아 사고수습에 어려움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다름슈타트<독일>.모스크바 dpa.AFP= 연합뉴스] bskim@yonhapnews.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