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국정맡은 메가와티여사 정치력 시험대에 올라

  • 입력 2000년 8월 10일 23시 23분


인도네시아의 새 국정운영 책임을 맡게 된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54)은 국부인 수카르노 전대통령의 맏딸로서 도시 빈민들을 중심으로 한 대중으로부터 애칭 ‘메가’로 불리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서의 능력은 아직 검증받지 못했으며 개혁파로부터는 보수주의자로 평가받아왔다.

그는 수하르토 전 대통령 하야 후 지난해 처음 실시된 총선에서 자신이 당수를 맡은 인도네시아 민주투쟁당(PDIP)이 34%의 지지를 얻어 승리하는 데 주역이 됐다. 그러나 여성이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이슬람교 세력의 견제에 밀려 지난해 10월 선거에서 부통령이 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메가와티는 1993년 인도네시아 민주당(PDI)의 당수직에 오른 뒤 독재자인 수하르토 전대통령을 대신할 지도자로 급부상했다. 그에 대한 지지는 96년 수하르토 전대통령이 그를 정계에서 축출하는 과정에서 더 높아졌으며 그를 지지하는 대규모 가두시위가 이어졌다. 메가와티는 그간 당내 개혁파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군부와의 관계를 무난하게 이어왔으며 의회 내 제2당인 골카르당이 지지의사를 보이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경제 회생, 지역 및 종교분쟁 조정, 수하르토 전대통령 일가의 부패문제 처리 등 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 그는 이제 민주화 운동가에서 실질적인 정치지도자로 거듭나야 할 시험대에 선 셈이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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