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검찰, 수하르토 前대통령 전격 기소

  • 입력 2000년 8월 9일 00시 03분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79)이 8일 부패 혐의로 전격 기소됐다.

수하르토에 대한 수사는 퇴진 직후 B J 하비비 대통령 시절에 시작됐으나 증거부족으로 곧 중단됐다. 그러나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 집권 후 수사가 재개됐으며 결국 수사 재개 후 8개월만에 그는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이날 고등검찰청 공판검사실은 수하르토가 32년간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7개 자선재단을 통해 모금한 돈 가운데 5억7100만달러(약 6400억원)를 유용한 혐의가 있다며 자카르타 남부지방법원에 기소했다.

움부 라게 로사라 공판검사는 기자회견에서 “기소장과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수사기록을 법원에 제출했으며 이에 따라 오늘부터 그의 신분은 피의자에서 피고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수하르토는 유죄로 인정되면 징역 20년 혹은 종신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은 이달말 수하르토의 건강이 나쁜 점과 이 재판의 특수성을 고려해 법원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인권단체들은 수하르토가 막대한 국가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데다 각종 인권유린을 일삼았는데도 검찰이 부패 혐의로 기소한 것은 축소수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와히드 대통령은 수하르토에게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부정 축재한 재산을 국고에 반환하는 것을 조건으로 사면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자카르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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