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이브' 인류 조상 아니다…미시건大학자들 주장

  • 입력 2000년 8월 7일 19시 09분


미국 미시건대의 고생물학자들이 인류의 ‘이브 기원설’을 부정하고 나섰다. 진화론 전문지 ‘인간 진화 연구(Journal of Human Evolution)’ 최근호에 따르면 밀포드 H 월포프, 존 혹스, 스티븐 오, 케이스 헌리 등 몇몇 학자들은 오스트레일리아의 화석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인간의 기원에 관한 지배적 학설을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현대인류의 직접적 조상이 되는 ‘호모 사피언스(Homo sapience)’가 아프리카의 ‘이브(Eve)’라는 가설적 존재에 기원한다고 믿고 있다. 인간은 10만년 전 아프리카의 한 조상으로부터 지구 전체로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월포프 같은 학자들은 현대인류가 유일한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것이 아니라 고대인류가 이동하며 유전자가 끊임없이 뒤섞이면서 생겨났다고 주장한다. 월포프는 ‘WLH50’라는 1만5000년 된 인간의 두개골을 그 증거로 제시한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1982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발굴된 이 두개골을 자바의 직립 원인(Homo erectus) 및 아프리카 원인의 두개골과 비교한 결과, 경사진 이마나 정수리 등의 모양이나 크기를 보면 WLH50이 아프리카 원인보다는 자바 직립원인의 두개골과 더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론도 적지 않다.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인간기원 전문가인 크리스 스트링어는 여전히 이브설을 선호한다. WLH50은 그 크기 때문에 언뜻 자바 직립원인과 비슷하게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인류의 기원은 아직도 인류의 미래보다 더 오리무중이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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