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노근리 위령제 쌍굴다리서 열려

  • 입력 2000년 7월 26일 18시 20분


“꼭 50년전 이날 님들은 이곳 쌍굴다리에서 미군의 기총 사격으로 처참하게 죽어갔습니다. 늦었지만 반세기 만에야 진상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제 한을 푸시고….”

26일 오전 11시 ‘노근리사건’의 현장인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쌍굴다리에서 ‘제2회 노근리 사건 희생자 위령제’가 열렸다.

참석자들의 헌화 분향에 이어 노근리사건대책위 정은용(鄭殷溶)위원장의 위령사 및 추모시 낭독과 진혼무가 뒤따랐다.

노근리사건 피해자들의 감회는 남달랐다. 이같은 행사를 ‘불온’하게 보는 시각 때문에 98년 첫 위령제는 외부인사 참석없이 치러졌고 지난해에는 행사 자체를 갖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지역 기관장과 국회의원 등 ‘명사’ 100여명이 참석했기 때문. 또 반세기 동안 진상조사 요구를 묵살 당하다가 지난해 10월 말 AP통신이 이 사건을 보도한 이후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양해찬(梁海燦)대책위 부위원장은 “이제야 영령들을 뵐 면목이 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측은 당초 지난달 25일까지로 약속했던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늦추고 있다. 정구도(鄭求燾)대책위 대변인은 이날 특별성명을 발표, “노근리사건의 본질을 훼손하거나 축소하려는 미국내 일부 움직임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이에 대해 한국 정부도 관심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동〓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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