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오키나와 회담]21일 개막…'IT헌장' 채택 전망

  • 입력 2000년 7월 20일 18시 41분


미국 영국 일본 등 서방 선진 7개국과 러시아 등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가 21일 사흘 일정으로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개막된다.

회의에서는 정보기술(IT)과 사이버 범죄 대책, 에이즈 등 전염병과 빈곤 퇴치, 식량과 환경 문제, 한반도 정세와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 등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핵심 의제는 인터넷을 포함한 IT 분야로 보인다. 각국 정상들은 IT 혁명이 향후 세계경제 성장의 불가결한 요소라는 데 인식을같이하고 ‘IT헌장’을 채택할 예정이다.

2만여명의 경찰과 해안경비대원은 오키나와 섬 전체와 회의장 주변에서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회의를 앞두고 오키나와 시민단체와 비정부기구(NGO)는 미 공군 기지 폐쇄를 주장하며 학술회의와 대규모 행사를 벌여 압력을 넣고 있다. 일부 주민은 회의 성공을 기원하며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20일 오후 2만5000여명의 주민과 NGO회원은 가데나(嘉手納)기지 둘레 17.4km를 손을 맞잡고 둘러싸며 기지 폐쇄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행사를 주관한 단체는 평화운동센터와 평화시민연락회 등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기지 폐쇄를 위한 인간 사슬 대행동위원회’. 단체 공동대표인 사구카와 마사카즈(佐久川正一)오키나와대 교수는 “제2차세계대전 후 55년이 지났는데 아직 대규모 기지가 있는 것은 이상하다”고 말했다.

극빈국 부채 탕감을 주장하는 단체인 ‘주빌리 2000’은 19∼20일 나하(那覇)시에서 국제회의를 열었다. 우간다와 아이티 대표는 이날 선진국에 진 빚을 갚기 위한 고통스러운 실상을 전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독일 쾰른 G8정상회담에서 5만명의 동조자를 동원해 압력을 행사, 700억달러의 채무를 탕감한다는 약속을 선진국한테 받아낸 바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피스 웨이브’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도 미군기지 반대운동이다. 시민단체들은 또 ‘피스 플라자’라는 정보센터를 만들어 오키나와 미군기지에 대한 외국 취재진의 질문에 꼼꼼히 답하고 있다.

‘G8’이라는 이름에서 따온 ‘피스 8’이라는 이름의 위기감시 회의도 열린다. 이들은 21, 22일 각 분야 전문가들을 모아 핵 전쟁, 문화, 시민운동 등에 대해 토론한다. 대학생들은 ‘오키나와 정상회담 분쇄 투쟁 위원회’라는 단체도 만들어 20일부터 가두 홍보활동에 들어갔다.오키나와 주민 600여명은 이번 회담 성공을 위해 공항 컨벤션센터 프레스센터 등지에서 자원봉사자로 근무하고 있다.

<오키나와〓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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