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阿洲 에이즈퇴치 年10억달러 차관 지원

  • 입력 2000년 7월 20일 11시 19분


미국은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이 미제(美製)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치료약과 의료장비 및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도록 매년 10억달러의 차관을 지원키로 했다.

제임스 A 하먼 미국 수출입은행장은 19일 워싱턴에서 아프리카 국가 대사들과 미국 제약회사 임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이와 같은 아프리카 에이즈퇴치 지원 계획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제약회사들은 사하라사막 이남의 24개 아프리카 국가에 에이즈관련 의약품을 대폭 할인해 공급하고, 미국 수출입은행은 연간 10억달러의 구입대금을 아프리카국에 5년 만기 차관으로 지원하게 된다. 대부분의 차관 이자율은 연리 7%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먼 행장은 이 프로그램이 필요가 있는 한 계속될 것이라면서 아프리카의 에이즈와 벌이는 전쟁에서 금융신용 부족은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먼 행장은 미국 수출입은행의 임무가 미국산 에이즈 관련 치료제 등의 구입을 위한 차관에 한정돼 있다고 강조한 뒤 유럽과 일본의 수출입 금융기관도 비슷한 지원계획을 채택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먼 행장은 이어 아프리카의 에이즈 위기는 세계 경제의 건전성과 안정에 분명하고도 현존하는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지구촌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아프리카 국가가 에이즈와 벌이는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돕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엔은 아프리카가 에이즈 치료와 예방활동의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관련 지출액을 연간 30억달러로 현재보다 10배 늘려야 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세계적 제약회사 머크사의 제프리 스타치오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아프리카 국가가 에이즈 퇴치 약품을 구입할 추가 재원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한 뒤 "그러나 이는 복잡한 조각그림 맞추기에서 한 조각을 맞추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에이즈 감염자 3400만명 가운데 70%가 집중돼 있는 사하라사막 이남의 24개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1분마다 8명이 새로 에이즈에 감염되고 있다. 지난해 이들 국가에서는 200만명 이상이 에이즈로 목숨을 잃었으며, 에이즈로 부모가 사망해 고아가 된 어린이들이 1100만 명에 이르는 실정이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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