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니-마쓰시타-도시바 손 잡는다

  • 입력 2000년 7월 4일 19시 14분


일본 전자제품 업계의 최대 라이벌인 소니와 마쓰시타(松下)전기산업이 디지털방송 관련 세계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소니와 마쓰시타, 그리고 이들을 중재한 도시바(東芝) 등 일본 3대 전자업체는 올 가을 일본 전역을 대상으로 시작되는 디지털방송 관련사업에서 제휴하기로 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들은 히타치(日立)제작소 등 나머지 전기메이커와 일본위성방송 등 방송업계까지 폭넓게 참여하는 ‘범일본 연합’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들 3사는 이달중 준비위원회를 만들어 디지털TV를 이용한 온라인쇼핑과 결제시스템, 영상 음악의 전송 등에 필요한 기본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고화질 대용량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는 튜너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이번에 손잡은 소니와 마쓰시타는 1970년대 비디오 개발초기 VHS방식(마쓰시타)과 베타방식으로 서로 다른 제품을 내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최근에도 호환이 되지 않는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기기를 각각 내놓고 자사 모델을 시장표준으로 삼기 위해 격전을 벌이고 있다. 양사의 규격다툼은 그간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어 시장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디지털방송 시작을 앞두고 다시 업체간 경쟁이 빚어지면서 이러다가는 미국에 시장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돼 전격적인 제휴가 이뤄졌다.

니시무로 다이조(西室泰三) 도시바회장은 “일본 업체 주도로 디지털 방송관련 시스템의 표준 모델을 만들어 세계에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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