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이번엔 햇빛브로치…브로치로 입장 간접전달

  • 입력 2000년 6월 25일 19시 41분


‘어떤 브로치를 달고 한국에 올까.’

23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방한했을 때 마중 나간 외교부 관계자들의 시선은 그의 왼쪽 가슴에 단 ‘브로치’에 모아졌다. 올브라이트는 언제나 상황에 따라 여러 형태의 브로치를 달고 나옴으로써 모종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

그는 역시 ‘강한 햇빛’이란 뜻을 담은 선버스트 브로치를 달고 나타나 정부 관계자들의 표정을 밝게 했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그의 선버스트 브로치 착용에 대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대북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와 북한을 자연스럽게 국제사회로 이끌기 위한 한미 공조의 뜻을 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뉴욕주 공예박물관에서 ‘외교적인 브로치 달기:매들린 올브라이트에게 보내는 헌사’라는 제목의 브로치 전시회가 열렸을 정도로 그의 브로치 외교는 정평을 얻고 있다.

그는 난항을 거듭한 중동평화협상 때는 ‘거미줄 브로치’를, 94년 걸프전 패전국인 이라크 언론이 자신을 독사로 비난한 직후 이라크 외교관을 만났을 때는 ‘뱀 브로치’를 달았다. 또 러시아 방문 때는 강력한 힘을 상징하는 ‘독수리 브로치’를, 중동지역을 방문할 때는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브로치’를 주로 착용한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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