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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25일 1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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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디스코’ 바람이 미국 댄스 플로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트랜스’는 단순한 신시사이저 선율이 끝없이 반복되며 리듬 변화조차 거의 없는 일종의 테크노 장르. 종교적으로 신이 들린 상태, 또는 몽롱한 최면상태를 의미하는 ‘트랜스’의 본 말뜻처럼 듣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황홀경에 빠지는 것이 매력이다. ‘트랜스’ 열기는 90년대 초반에 생겨나 전성기를 맞았다가 한동안 주춤했다.
그러나 미국의 연예주간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요즘 미국에서 디스코 느낌을 접목한 ‘트랜스’가 다시 ‘뜨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새로운 ‘트랜스’는 물론 70년대의 디스코와는 다르다. 고동치는 비트와 귀를 잡아끄는 멜로디, 사람의 목소리가 가미돼 마치 초기 디스코처럼 ‘기계음향으로 마음을 흔드는’ 점이 닮았을 뿐. 댄스음악으로 그만이라는 점에서 이 둘은 궁합이 맞는다.
열풍의 주역은 영화 ‘그루브’의 사운드트랙 앨범. 샌프란시스코 어느 레이브 클럽의 하룻밤을 그린 이 영화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테크노 음악이 흐른다. 영국 DJ 존 딕위드의 ‘Heaven Scent’ 부지 앤 스완의 ‘Champagne Beat Boogie’ DJ 가스 앤 E.T.I.의 ‘20 Minutes of Disco Glory’가 특히 디스코 맛을 내는 곡들이다.
‘그루브’ 사운드트랙 외에도 베이스먼트 잭스의 ‘Red Alert’, 웨일즈 DJ 사샤의 ‘Xpander’, 독일 DJ 폴 반 다익의 ‘Tell Me Why’, ‘에브리싱 벗 더 걸’의 곡을 리믹스한 토드 테리의 ‘Missing’ 등의 노래가 ‘트랜스-디스코’의 주축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사이버시대를 맞아 디스코가 업그레이드된 것”이라고 인기원인을 분석하면서 새로운 ‘트랜스’에 ‘내향적 디스코’라는 애칭을 붙였다.
<김명남기자>star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