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 CEO들의 재산]야후 경영진 '소득 톱10'에 4명

  • 입력 2000년 6월 19일 19시 12분


미국 경제의 호황을 주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T), 인터넷, 컴퓨터소프트웨어 등 이른바 신경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돈을 얼마나 벌까.

미 실리콘밸리의 전문지 머큐리뉴스가 주요기업 CEO 767명의 지난해 연평균 소득을 조사한 결과 전년에 비해 70%나 증가한 약 300만달러(약 33억원)였다. 연봉과 특별상여금,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번 소득, 퇴직수당 등을 합한 금액. 이처럼 소득이 급증한 것은 신경제 기업 주식이 폭등하면서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팔아 거액을 손에 쥐었기 때문.

▽랭킹〓조사대상자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 등을 토대로 뉴욕증시에 상장된 실리콘밸리 기업 가운데 매출 상위 150개사의 최고경영자였다. 이들의 총소득은 22억9800만달러였다. 이를 항목별로 보면 스톡옵션에 따른 소득이 전년에 비해 89% 증가한 17억5000만달러로 전체 소득의 76%나 됐다.

지난해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린 CEO는 시스코시스템스의 존 챔버스 회장(50)으로 1억2170만달러(약 1358억원)였다. 290만주의 스톡옵션을 처분해 번 돈이 1억2075만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야후의 제프리 멀렛 사장(35)과 게리 발렌주엘라 부사장(43)은 각각 1억달러가 넘는 소득을 올려 2, 3위에 올랐다. 아닐 싱 부사장(41)과 기술담당 CEO인 파자드 나젬(38)도 4위(7400만달러)와 10위(4300만달러)에 랭크돼 야후의 경영진이 10위권에 4명이나 포함됐다.

또 25년간 바슈&롬에서 일하다 94년 Visx사로 옮겨 레이저를 이용한 시력회복 기술을 개발한 마크 로건 회장(61)은 5484만달러로 6위, 포천지가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기업으로 선정한 시벨시스템스의 토머스 시벨 회장(47)은 5367만달러로 7위에 올랐다.

▽여성 기업인 약진〓올해 조사에서 특히 여성기업인의 소득 향상이 두드러졌다. 휴렛팩커드의 칼리 피오리나 사장(45)은 6943만달러로 당당히 5위를 차지했다.

여성기업인이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머큐리뉴스가 조사를 시작한 1986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또 100위권에도 다른 9명의 여성기업인이 15위부터 78위 사이에 올랐다. 작년 조사에서는 단 한 명이 83위로 100위권에 포함된 것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특혜도 많다〓실리콘밸리의 CEO들은 소득에는 포함되지 않는 여러가지 현금성 특혜를 누린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전용비행기 이용권한.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은 전용기 임대료로 지난해에만 110만달러를 제공받았다.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 회장은 4000만달러짜리 소형 전용기를 선물로 받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닷컴기업 주가가 하락해 실리콘밸리 CEO들이 작년만큼 큰돈을 벌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에는 기술주가 급등하면서 CEO들이 앞다투어 스톡옵션을 행사해 많은 소득을 올렸지만 올해는 주가가 급락해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CEO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것. 실리콘밸리 기업의 스톡옵션 행사기한은 대개 10년 내여서 많은 경영자들은 주가가 회복하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머큐리뉴스는 전망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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