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연방 이사회 "피지 쿠테타로 헌정파괴"…회원자격 정지

  • 입력 2000년 6월 7일 19시 42분


영연방 외무장관들은 6일 피지에 대해 영연방 이사회 회원 자격을 정지시키고 즉각적인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영 연방 각료 행동그룹(CMAG)의 회장국가인 보츠와나의 몸파티 메라프헤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지의 쿠데타 세력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마헨드라 초드리 총리를 감금하는 등 헌정 질서를 파괴했다”며 “피지가 민주주의와 법 질서가 회복될 때까지 영 연방 이사회 회원자격을 정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 연방이 곧 대표단을 만들어 피지와 솔로몬 제도에 파견할 것”이라며 “솔로몬 제도에 대해서는 원조 중단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CMAG는 당초 피지에 대해 영연방 회원 자격을 정지시킬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사회 회원자격만 정지시켰다.이날 긴급회의에 참여한 영연방 각료 행동그룹 국가들은 영국 보츠와나 호주 말레이시아 캐나다 바베이도스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등이다.한편 영 연방 국가들의 제재 방침이 전해진 직후 피지와 솔로몬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민간 쿠데타 발생을 계기로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정권을 장악한 피지 군부는 7일 피지를 방문할 영연방 대표단에게 3개월 이내에 의회 민주주의를 회복할 것임을 확약할 것이라고 군대변인이 뉴질랜드 라디오 방송에서 밝혔다.또한 솔로몬 제도의 쿠데타 세력인 말라이타 독수리군(MEF)은 7일 정부측과 협상을 가진 후 사태해결을 위한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억류중인 바돌로뮤 울루파알루 총리를 석방했다.

필 고프 뉴질랜드 외무장관은 솔로몬제도에서의 사태 진전이 반군 세력들 간의 전투가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헌정질서 복귀가 가까워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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