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국기업 경영성과, 국내기업보다 "월등"

  • 입력 2000년 6월 6일 20시 16분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노동 및 자본생산성이 국내 기업보다 훨씬 높고 경영성과도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LG 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주한 외국기업과 국내기업의 생산성 비교’와 ‘지표로 본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성과’ 등 2편의 논문을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외국인이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제조업체중 상위 30개 기업에 대한 지난해 재무제표 등의 분석결과 노동생산성을 나타내는 종업원 1인당 한해 부가가치 창출액은 외국인 기업이 8589만원으로 국내 제조업체 전체의 5317만원보다 62% 가량 높았다. 외국인 기업의 종업원 1인당 한해 매출액은 4억5700만원으로 국내 제조업체 평균 2억2200만원의 배가 넘었다.

▼노동-자본생산성 크게 앞서▼

이처럼 국내 기업의 노동생산성이 낮은 것은 대부분 선진국 기업들인 외국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이나 장비의 투입이 적고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종업원 1인당 자본총액이 외국 기업은 478만원으로 국내 제조업체의 261만원보다 높았다. 종업원 1인당 활용가능한 자본재 장비의 비율인 노동장비율도 외국인 기업이 1억5000만원으로 국내 기업의 1억1200만원보다 높았다.

자본생산성에 있어서도 국내 제조업체 평균은 외국인 기업보다 높았지만 대기업(3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는 낮았다.

자본생산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자본 1단위가 창출한 부가가치를 나타내는 총자본투자효율(총자본에 대한 부가가치 비율)이 국내 제조업체 평균은 19.3%로 외국인 기업의 17.8%보다 높았다. 그러나 대기업의 경우는 17.2%로 외국 기업보다 낮았다. 국내 대기업은 종업원 1인당 자본총액이 389만원으로 외국인 기업보다 19% 가량 낮다.

국내 기업들의 자본투입이 외국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 상대적인 희소성 때문에 총자본투자효율이 높아야 하지만 대기업의 자본효율이 낮은 것은 기술수준이 낮고 효율적인 경영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 투명한 의사결정구조와 효율성을 중심으로 한 경영이 외국 기업의 높은 생산성을 가져왔다는 것.

외국 기업의 이같은 효율적인 경영은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하에 있던 98년에도 실적을 발휘했다.

외국인 기업 상위 30개 업체의 98년 매출액은 5조57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2.6%가 늘어 국내 제조업체 매출액 증가율 0.71%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20개업체의 매출이 증가했으며 10개업체가 줄었다.

매출이 늘어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공격적인 투자. 외국인 기업의 설비투자액은 전년대비 27% 늘어난 89억달러를 기록한 반면 국내기업은 금융위기 여파로 39% 줄었다. P & G가 쌍용제지를 인수하고 바스프가 대상의 라이신산업을 인수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

▼수익성도 점차 좋아져▼

외국 기업들은 98년 매출액 증가뿐 아니라 수익성도 향상돼 총자본순이익율(총자본에 대한 순익의 비율)이 97년 -3.4%에서 98년 -1.4%로 개선됐다. 국내기업들은 97년 -0.9%에서 98년 -3.6%로 악화됐다.

LG경제연구원 박병관(朴炳官)책임연구원은 “국내진출 외국기업의 97년 총자본순이익율이 국내 기업보다 낮은 것에서 보듯 아직 투자기간이 짧아 본격적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우수한 기술과 효율적인 경영 등으로 노동과 자본 생산성이 높아 앞으로 국내기업의 막강한 경쟁상대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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