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시카亞太총국장 "北-美회담 금명 로마서 속개"

  • 입력 2000년 6월 1일 19시 36분


이탈리아가 1월 북한과의 수교 이후 한반도 문제의 중재자로 발벗고 나섰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로마에서 열린 제네바 합의 이행 점검을 위한 북-미회담 장소로 영빈관(빌라 마다마)을 제공하는가 하면 31일부터 로마에서 시작된 미사일협상 재개를 위한 준비접촉 장소도 마련해 줬다.

3월말 람베르토 디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의 북한 방문을 수행했으며 북한과의 수교협상에서 실무 주역을 담당했던 마리오 시카 이탈리아 외무부 아태총국장을 31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이 양국관계에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뤄낸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합니다. 양측이 추후에 로마에서 다시 회담을 열기로 합의할 경우 이탈리아 정부는 전폭적으로 회담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시카국장은 양측이 빠른 시일 내에 로마에서 북-미회담을 다시 열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호주와 필리핀이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일정을 발표하는 등 북한과의 수교가 다른 서방국가들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고 비행기표와 호텔비용 등 북한대표단의 체류비용을 전액 지원해줬다는 소문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는“추측에 맡기겠다”고만 말했다.

시카국장은 “북한과의 수교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군사력이 집중돼 있는 지역 중의 하나인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하고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는 북한주민들이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일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 “이탈리아는 북한과의 수교협상 과정에서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국제사회의 여론을 북한에 전달해 회담 개최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마〓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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