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터]파키스탄, 극심한 가뭄으로 피폐…600여명 사망

  • 입력 2000년 5월 31일 13시 53분


파키스탄 서부 발루치스탄주와 남부의 신드주가 3년동안 계속되고 있는 극심한 가뭄으로 지난 2개월동안 600여명의(정부 공식 발표는 200여명) 주민과 수천마리의 가축이 생명을 잃었으며 식수와 초지를 찾아 정든 땅을 떠나는 난민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연방정부 및 국제 원조기관 등에 구호의 손길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번 가뭄은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으나 서남아시아에 특히 심하여 파키스탄 남서부 신드, 발루치스탄주는 물론, 인도 서부 구자라트, 라자스탄 주,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자불, 헬만드주 등 광활한 지역으로 피해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루치스탄 주정부는 이 지역이 제2의 에디오피아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와 함께 연방 정부측에 대규모 댐 건설 등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으며 국제 원조기관, 각국 정부 및 NGO등에 구호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 발루치스탄 지역은 년간 강우량 100~150mm의 건조 기후로 지난 3,4년 동안 강우량이 전혀 없었고 기대하였던 1~2월의 겨울비도 내리지 않았으며 6월이후에 인도, 파키스탄에 세력을 미치는 몬순(monsoon) 역시 이 지역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어 사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발루치스탄주 26개 행정구역중 22개 지역이 재해지역으로 선포되었으며 그중 아와란 등 12개 지역은 전 주민들의 탈출로 완전히 황폐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루치스탄 주는 한반도의 1.5배 면적(34만7천Km2)의 광활하고 건조한 산악지역으로 파키스탄 전 가축의 48%인 2천7백만마리가 이 지역에서 사육되고 있다.

그러나 금번 가뭄으로 1천만마리 이상이 폐사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마실 물과 식량 부족으로 아사 위기에 처한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자신들의 생계기반인 가축들을 방기하거나 헐값으로 팔아치우고 있다.

한편 파키스탄 연방정부와 펀잡 주정부 등에서는 이 지역에 42개 재난 구호소를 설치하고 아사 상태의 주민들에게 식량과 의약품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40여개 NGO와 UN 등의 국제 원조기관에서도 긴급지원작전에 나서고 있다. 한국정부도 현지 주재 공관을 통하여 구호금을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김남철 <동아닷컴 인터넷 기자> namchulki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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