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유가상승 진정 필요시 잇단 증산"

  • 입력 2000년 5월 25일 10시 53분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 3월말 합의에 따른 하루 50만배럴의 원유 증산이 유가상승을 진정시키지 못할 경우 일련의 추가 증산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OPEC 고위 소식통이 24일 말했다.

지난 3월말 이라크와 이란을 제외한 9개 OPEC 회원국이 합의한 바에 따르면 20일 동안의 평균유가가 배럴당 28달러선을 넘게 되면 OPEC는 즉시 하루 50만 배럴을 증산하도록 돼있다. 지난 20일간 평균 유가는 배럴당 26.10달러였다.

이 소식통은 만약 최초 50만배럴의 증산이 유가 진정에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 추가 증산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하고 이 조치는 지난 3월말의 OPEC 회원국 합의문에는 포함돼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그러나 유가 상승이 계속될 경우 OPEC가 첫번째 증산조치 후 추가 증산조치를 취할 때까지 얼마나 기다릴 것인지, 한번에 하루 50만배럴 이상의 증산이 가능할 것인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케임브리지 에너지연구회원회 회장이자 원유사(史)에 관한 '상(賞)'이라는 책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 있는 대니얼 여진은 현재 휘발유 가격이 20년전에 비해서도 낮은 상태이지만 앞으로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진은 이날 에너지정책에 대한 하원 청문회에 출석 "지난 20년간 계속된 휘발유 실제가 하락이 계속된다면 휘발유가는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 말하고 현재 갤런당 1.53달러인 휘발유가는 지난 80~81년에 비해 거의 1달러나 싼 것이며 지난 60년대 가격인 갤런당 30센트도 인플레를 고려하면 오늘날 1.75 달러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외국에 비해 휘발유에 상대적으로 적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비해 영국과 프랑스의 경우 현재 갤런당 휘발유 가격이 각각 4.69달러와 3.87달러라고 밝혔다.

전날 오는 9월까지는 유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던 빌 리처드슨 미 에너지부장관은 25일 오후 미국을 방문중인 카타르의 압둘라 빈 하마드 알-아티야 에너지장관을 만나 OPEC 회원국인 카타르를 상대로 증산을 요청할 방침이다. OPEC는 내달 21일 빈에서 생산량 결정을 위한 회담을 갖는다.

OPEC 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는 내달 21일의 빈 회담에 앞서 런던에서 별도의 모임을 갖고 원유시장 분석과 유가밴드제 등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 소식통이 말했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AP연합뉴스]south@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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