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독 주민 여론조사]"생활은 아직 통일 안됐죠"

  • 입력 2000년 5월 22일 19시 13분


1990년 독일통일후 10년이 지났지만 동서독 주민간 이질감과 생활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근호에서 “대표적인 여론조사기관인 포르사가 동서독주민 12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통일직후 서독의 54%에 불과하던 동독주민의 소득은 95년을 고비로 80%까지 그 격차가 줄어들었지만 그후 다시 벌어져 지난해 75%로 격차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또 응답자의 42%만이 독일통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56%는 “여전히 동서독간 거리감을 느낀다”며 부정적으로 대답했다.

통일에 대한 삶의 변화와 관련해 응답자중 32%는 “통일이 보다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대답했으나 68%는 “아무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나빠졌다”고 대답해 통일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독출신 응답자중 33%는 “과거 동독정권으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다”고 응답해 통일직후의 19%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동독지역 한 가구당 재산은 1990년 통일을 기점으로 평균 3배 이상 늘어났으며 18%에 불과하던 자동차 보급률도 50%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슈피겔지는 “통일의 외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동독주민들은 경제적으로 상대적인 박탈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독지역의 가장 큰 문제는 높은 실업률. 독일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동독지역의 실업률은 4월 현재 17.8%를 기록해 서독지역 7.9%에 비해 두 배가 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독일경제연구소(WFI)는 “정부가 매년 2000억마르크(약 120조원)의 통일기금을동독지역에 투자했지만 서독기업의 투자 기피현상과 취약한 동독지역의 인프라구조로 인해두 지역간 격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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