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 장기화 "비상"…1배럴 30달러선 넘어서

  • 입력 2000년 5월 19일 20시 03분


4월부터 시작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으로 잠시 하락세였던 유가가 5월 들어 거듭 상승해 18일 미국 뉴욕 상품시장에서 배럴당 30달러선을 넘어섰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6월 인도분은 한때 30.48달러까지 치솟았다가 30.33달러로 마감돼 3월7일(배럴당 34.13달러) 이후 두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하루만에 배럴당 1.1달러가 급등한 것이다.

같은 날 런던 석유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7월 인도분)도 전날보다 배럴당 1.3달러 폭등한 28.92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석유재고가 현재 전년보다 8% 감소한 2억134만 배럴에 불과하다는 미 석유연구소(API)의 발표와 나이지리아의 송유관 폭발 사고 등이 유가 급등을 촉진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성수기인 여름철이 다가오는데도 OPEC 회원국은 당분간 추가 증산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배럴당 30달러 이상의 고유가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빌 리처드슨 미 에너지장관은 18일 최근 유가 상승세에 우려를 나타내고 “미국은 OPEC의 6월 각료회의에 앞서 원유수급 문제에 대한 기본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곧 증산을 촉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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