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기밀담긴 노트북 도난…국무부 직원 질책

  • 입력 2000년 5월 5일 22시 20분


최근 미국의 국가기밀이 담긴 노트북컴퓨터가 국무부 안에서 도난당하는 바람에 잔뜩 격앙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3일 국무부 직원들의 안이한 보안의식을 거세게 나무랐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날 이례적으로 1000여명의 국무부 직원들을 강당에 모아 놓고 외교관으로서 투철한 보안의식을 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여러분이 외교관으로서 얼마나 훈련돼 있는지, 회담에서 얼마나 총명한지, 또는 관리로서 얼마나 창의적인지는 개의치 않는다”면서 “프로다운 보안의식이 없다면 여러분은 실패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또 “보안의식이 해이해진 것은 용납할 수도, 변명할 수도 없는 것”이라며 “냉전이 끝났다지만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없어진 노트북컴퓨터에는 미국이 국제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첩보활동을 하는 데 사용하는 극비 암호 등이 저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예컨대 북한이 이란에 미사일을 수출했다는 정보가 있을 경우 그런 정보의 출처가 어디인지 파악하는 데 이 노트북컴퓨터를 사용해왔다.

올브라이트 장관이 이렇게 화를 낸 것은 이달 말 있을 의회 청문회를 의식한 제스처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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