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새 컴퓨터바이러스 '러브 버그' 공포…각국 은행 피해

  • 입력 2000년 5월 5일 01시 07분


‘사랑해(I Love You)’라는 제목의 E메일을 타고 전파되는 컴퓨터 바이러스 ‘사랑해 버그(러브 버그)’가 4일 전세계의 컴퓨터망을 크게 파괴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이날 오후 홍콩에서 처음 발견된 ‘사랑해 버그’는 특히 공공기관과 아시아 각국 은행의 컴퓨터망을 심하게 훼손했으며 이어 유럽 수개국의 의회와 대기업 금융기관 등의 컴퓨터로 확산됐다.

일본 노무라증권의 홍콩 사무실, 미국 다우존스사 홍콩지사의 뉴스와이어,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등의 컴퓨터가 큰 피해를 보았다. 유럽에서는 덴마크 의회와 환경에너지부, 덴마크 최대 통신회사인 ‘텔레 덴마크’, ‘TV 2’ 채널 등이 피해를 보았다.

영국에서만 수백만파운드(수십억원)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미국에서도 4일 오전 12만대의 컴퓨터가 순식간에 감염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 바이러스는 한국에도 들어왔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는 “국내에서도 이날 20여건의 ‘사랑해 버그’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며 “며칠 내로 퇴치 방법을 웹사이트를 통해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랑해’라는 제목의 E메일이 왔을 때 잘 아는 사람일 것으로 착각해 그 E메일을 클릭하는 순간 감염되며 침투한 바이러스는 또다른 E메일 주소를 습격함으로써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의 한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가는 “‘사랑해 버그’가 필리핀에서 유포되기 시작한 것같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