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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4일 1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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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전날보다 0.0220달러 하락한 것으로 하루 낙폭으로 따져도 지난해 1월 유로 출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제 외환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유로 약세를 유로권 국가들의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주요한 요인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유로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드레스드너은행 수석 외환운용가인 클라우스 프리드리히는 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상공회의소 연차회의에서 유로 하락세로 미국의 대(對)유럽수출은 어려워지는 대신 유럽의 대미수출은 활발해질 것이라며 유로 하락은 늘상 있는 외환 변동과정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실제 유로 가입 11개국은 최근 수출 호조 등으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유로 가입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평균 3.4%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리스티앵 노이에 부총재는 3일 유럽의회 경제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유로 가치 회복을 위한 시장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올해 유로권 국가들의 성장을 낙관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유럽중앙은행도 유로의 약세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인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지는 3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최근 1년반 동안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위해 단계적으로 0.25%씩 금리를 인상했으나 유럽중앙은행은 항상 FRB의 조치 이후에금리를 인상해왔다며 이 때문에 유럽 자금이 미국 시장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멜론은행의 그랜트 윌슨 외환담당 부총재는 "유로화에 대한 신뢰가 상실된 것으로 보인다"며 "ECB가 유로 매입에 나서지 않는데 우리가 왜 시장에서 유로를 매입하겠느냐"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유로권과 미국에서 발행하는 장기 채권 금리도 유로 하락에 영향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10년 만기 유로 표시 채권의 평균 이자는 5.2%지만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는 미국 경제의 활황에 힘입어 6.1%나 되기 때문에 돈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