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中정협 부주석 조남기는 누구?]'조선족 우상'

  • 입력 2000년 4월 24일 19시 26분


24일 오후, 62년 만에 고국땅을 찾은 조남기(趙南起)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전국위부주석은 유창한 한국말로 “50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좋은 계절에 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부주석은 중국 내 전체 소수민족 중 최고위직에 오른 ‘조선족의 우상’. 1926년 충북 청원군 강내면에서 출생한 조부주석은 ‘3·1’운동 때 대봉화 횃불시위를 주도, 투옥됐다 풀려난 조부를 따라 열두살인 38년 만저우로 망명했다.

44년 중국 팔로군에 입대한 그는 50년 중국 인민해방군 후근부 사령관인 훙쉐즈(洪學智)의 통역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다.

이후 그는 인민해방군 최고계급인 상장과 장관급인 총후근부장, 옌볜(延邊) 조선족 자치주 인민정부 주석, 지린(吉林)성 인민정부 부서장 등을 역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세차례에 걸쳐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에 선출됐던 그는 98년 중국의 통일전선조직인 정협 부주석에 올랐다.

이날 김포공항에는 초청자인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과 조부주석의 16촌 동생인 조남풍(趙南豊)전보안사령관, 조카인 조흥연(趙興衍)씨 등이 출영했다. 다음은 조부주석과의 일문일답.

―한국에 온 소감은….

“고향을 떠난 지 60여년 만이다. 10년이면 산천도 변한다는데 산천만 변한 게 아니고 하늘도 땅도 많이 변한 것 같다.”

―이번 방문의 의미는….

“50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남북 국민의 기대에 맞고 주변국의 기대에도 맞는 일이다.”

―방문 목적은….

“두가지다. 하나는 중-한 양국민의 유대를 증진시키고 관계발전을 강화하는 데 있다. 또 하나는 지난 40년간 한국의 경제발전과 경제위기 극복의 경험을 배우려고 찾아왔다. 개인적으로는 고향의 여러분을 찾아뵙는 의미도 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역할은….

“중국은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지지와 환영을 표하고 있다. 정상회담은 남북한 전체 이익에 부합하고 주변나라와 이 지역의 안정에 좋은 일이기도 하다. 중국은 이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다할 용의가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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