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맥도널드가게 폭탄테러 1명사망

  • 입력 2000년 4월 20일 19시 59분


프랑스에 있는 맥도널드 체인점이 또 테러 공격을 받아 여 종업원 1명이 숨졌다.

프랑스 경찰은 19일 오전 브르타뉴지방 디낭 교외 케베르의 맥도널드 체인점에서 폭탄이 터져 종업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폭탄은 체인점 출입구에 설치돼 있었다.

맥도널드 체인점은 최근 세계 곳곳에서 미국 주도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공격 목표가 돼왔으나 테러로 인해 사람이 숨진 것은 처음이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폭발로 체인점의 지붕과 유리창 일부가 파손됐다고 발표했다. 내무부는 지난달에도 이 체인점의 창문으로 총탄 세 발이 발사된 적이 있었다고 밝히고 아직까지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나서는 단체는 없다고 전했다.

내무부는 세계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브르타뉴지방의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브르타뉴혁명군(ARB)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 중심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환경 농민단체 및 노동조합들은 지난해 12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열렸던 미국 시애틀과 올해 1월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렸던 스위스 다보스 등지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그때마다 맥도널드 체인점을 공격했다. 이들은 현재의 세계화가 미국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유럽과 제3세계의 농민과 노동자들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맥도널드는 패스트푸드 문화로 대표되는 미국식 생활 방식을 전세계에 전파하면서 프랑스에만 800여 군데 등 지구촌 곳곳에 체인점을 내지 않은 곳이 없다는 이유로 ‘미국식 세계화’의 상징이 돼왔다.

미국과 유럽의 농산물 전쟁도 맥도날드 체인점 공격의 요인 가운데 하나. 지난해 유럽연합(EU)이 미국산 호르몬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데 대해 미국이 프랑스산 농산물 등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자 프랑스 농민들은 맥도날드 체인점을 미국산 농산물의 주요 유통 경로라고 규정하고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지난해 6월에는 프랑스농민연맹회장인 조제 보베가 맥도널드 체인점 신축 공사장 기물을 파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며 8월 농민시위 때는 아를 등 곳곳의 맥도널드 체인점이 공격받았다.

<권기태기자·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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