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아시아 반응]日-대만 '만일'대비 부양책 추진

  • 입력 2000년 4월 17일 19시 40분


뉴욕발 주가 대폭락 바람이 17일 아시아와 유럽에 밀어닥치자 각 국 정부는 투자자들에게 투매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최악의 사태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뉴욕증시가 관건〓17일 일본 도쿄증시에서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미국증시에서 입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매도에 나섰으나 오후장 들어서면서 17일 뉴욕증시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확산되면서 주가 하락폭이 다소 둔화됐다. 또 대만증시에서도 6일 동안의 폭락세가 진정되고 상승세로 반전됨에 따라 공포감이 다소 완화됐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뉴욕증시가 진정되지 않고서는 안심할 수 없다는 상태. 시장관계자들은 “뉴욕시장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각 국 정부 대응〓일본 정부는 “미국의 증시폭락이 최근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일본의 경제회복세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여당인 자민당측은 증시부양책을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대장상은 “17일 뉴욕시장의 주가동향을 살펴본 뒤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민당의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정책조정회장은 “공적자금 투입을 포함한 부양책을 검토하겠다. 투입 규모는 정부와의 협의로 결정하겠지만 최소한 1조엔 이상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5000억대만달러(160억미국달러)의 증시안정 자금을 시장에 방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장기 전망은 낙관〓로버트 앨런 모건스탠리 수석연구원은 “일본 경제의 기초나 기업실적으로 볼 때 주가하락 요인은 별로 없다”며 “서서히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히라노 기요히사(平野淸久)다이와종합연구소 수석분석가는 “일본의 정보기술 관련주 가격이 너무 높았던 것이 문제”라며 “정보기술 관련주의 본격적인 조정을 거치겠지만 폭락장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콩 셀레스티얼 아시아 증권사의 윌리엄 리 연구주임은 “추가 하락 여부는 오늘 밤 나머지 세계 증시들의 상황에 달렸다”며 “앞으로 1, 2주간 기술주를 중심으로 조정국면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