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제3국인' 망언 파문 확산

  • 입력 2000년 4월 12일 19시 23분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 도쿄(東京)도지사의 ‘제3국인’ 관련 발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재일동포 신숙옥(辛淑玉)씨와 평론가 사타카 마코토(佐高信) 등 각계 인사들은 12일 오전 도쿄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외국인을 흉악범으로 취급한 근거를 밝히라”고 요구하며 이시하라 지사에게 공개질의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제3국인’이란 용어는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대학살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라며 “앞으로 인터넷 등을 통해 이시하라 지사의 발언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방법으로 지사 사임촉구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재일동포 단체인 민단도 이시하라 지사에게 항의의 뜻을 전달한 데 이어 도청 앞 시위 등 후속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한편 북한의 조선중앙통신도 11일 “재일 조선인을 탄압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말로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일본외상 등 일본정부 각료들도 이시하라 지사의 발언을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9일 육상자위대의 한 기념식 인사말을 통해 “제3국인, 외국인의 흉악한 범죄가 계속되고 있어 지진이 일어나면 소요가 예상된다”며 이에 대한 자위대의 대응책을 요구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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