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소년 양육권 분쟁 새 국면…美 "부자상봉 곧 주선"

  • 입력 2000년 4월 7일 20시 32분


최근 미국과 쿠바간 최대 외교현안인 쿠바 난민소년 엘리안 곤살레스(6)의 송환문제가 6일 엘리안의 아버지 후안 미겔 곤살레스(31)가 친권을 행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엘리안의 아버지는 이날 두번째 부인과 그 사이에서 태어난 6개월된 어린 아들과 함께 워싱턴 덜레스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대통령은 아바나 공항에서 직접 이들을 송영하고 엘리안을 빠른 시일 내에 쿠바로 데려올 것을 당부했다.

엘리안의 아버지는 미국 도착 직후 “나는 미국 정부가 엘리안을 즉각 내 품에 돌려주길 바란다”고 밝히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엘리안 친척과 쿠바출신 망명자들이 엘리안의 미국 영주를 추진해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엘리안의 친척들은 엘리안의 아버지가 낭독한 성명은 다른 사람이 써준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 정부 관계자와 변호사들을 배제시킨 채 가족끼리 만나 엘리안의 장래문제를 결정하자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엘리안과 면담한 심리학자를 내세워 “엘리안이 지난해 11월25일 쿠바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어머니가 익사한 일로 정신적 상처를 입었으며 4개월여 만에 아버지를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법무부와 이민귀화국은 엘리안을 친권자인 아버지에게 인도하기 위해 엘리안을 보호하고 있는 친척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미 정부는 그러나 엘리안의 아버지를 곧 면담해 엘리안의 송환의사를 확인하는 대로 부자의 상봉을 주선, 지난 넉달간의 양육권 분쟁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엘리안의 아버지가 미국에 망명해 엘리안과 함께 살 것을 제의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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