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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3월 7일 2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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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정자를 쥐의 정소에서 발육시킨 적은 있으나 난자를 동물의 몸에서 발육시키는 데 성공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일본 아사히카와(旭川)의대와 미국 유타대 공동연구팀은 최근 자궁내막증(內膜症)에 걸린 미국인 여성 3명으로부터 제공받은 난소를 2㎟ 크기로 잘라 쥐에 주입했다.
연구팀은 난소에 대량으로 남아 있는 원시난포(原始卵胞·난자의 전 상태)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성선(性腺)자극 호르몬을 투여한 다음 2∼3주간 관찰했다. 그 결과 이식한 1000여개의 조각 가운데 60∼80개가 계속 자라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식된 지 2주일 후에는 난자로 성숙되는 중간 단계인 ‘난구(卵丘)’가 생기는 등 ‘포상난포(胞狀卵胞)’ 상태까지 자랐다. 연구팀은 발육된 난자의 안전성과 인간의 난소를 쥐에 이식했다는 윤리문제가 제기될 가능성 때문에 이 단계에서 실험을 중지했다. 실험을 계속해 3∼4개월이 지나면 완전한 난자로 자랄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난자를 만들지 못해 불임으로 고민하는 부부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연구결과”라고 평가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