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伊방문 표정]"110년 우정 더 꽃피우자"

  • 입력 2000년 3월 2일 19시 57분


유럽 순방에 나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일 오후(현지시간)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해 이틀간의 이탈리아 국빈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김대통령은 아시아나항공 특별기편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제공항에 도착해 숙소인 그랜드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두 시간여 동안 휴식을 취한 김대통령은 대통령궁 앞 퀴리날레광장에서 카를로 아첼리오 참피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환영식에 참석.

이탈리아 의전장의 안내로 인사를 주고받은 양국 정상은 양국 국가 연주에 이어 기마병과 밴드가 포함된 의장대의 화려한 사열을 받은 뒤 곧바로 대통령궁 브론지노홀로 옮겨 정상회담을 가졌다.

○…50여분에 걸친 정상회담에서 김대통령은 양국이 우호협력 관계를 증진시켜 21세기에는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자고 제의. 김대통령은 또 이탈리아가 최근 북한과 수교했지만 앞으로 북한과 접촉할 때에는 한국 정부와 충분히 사전 협의해 줄 것을 요청했고 참피대통령은 이에 동의.

김대통령은 이어 이날 밤 대통령궁 훼스테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양국간 문화적 동질성과 외환위기 극복 지원사례 등을 언급하면서 유대 관계 증진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

김대통령은 만찬 답사에서 이탈리아를 ‘수교 110년 된 유럽의 친한(親韓)국가’로 명명하며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로마문명과 르네상스를 창조한 찬란한 문화와 인본주의의 전통이 가득 찬 이곳을 방문하게 돼 기쁘다”며 이탈리아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조화를 이룬 나라”라고 칭찬.

○…김대통령은 특히 이탈리아 중앙은행총재와 재경장관을 역임하고 지난해 5월 대통령에 당선된 참피대통령에게 “한국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위치에 있을 때 이탈리아 정부와 국민이 보여준 우정 어린 지원에 감사한다”고 인사.

김대통령은 또 “20세기에 한국에 주재했던 이탈리아 외교관 카를로 로세티의 ‘조선과 조선인’이라는 저서에 서술된 것처럼 두 나라 국민은 식생활이나 다정다감한 정서까지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

김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6·25전쟁 당시 도와준 이탈리아 적십자부대의 젊은이들을 잊지 않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를 새 천년의 동반자 관계로 만들자”고 당부.

이어 김대통령은 “이탈리아를 찾는 한국 학생들이 많고 이들은 성악 미술 건축 디자인을 배우고 있다”며 “16세기말 일본의 침공을 격파해 나라를 구한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국민적 영웅에 대한 창작 오페라 ‘이순신’이 12월 이탈리아에서 공연된다”고 소개.

<로마〓최영묵기자>l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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