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매케인 "前妻잘둔 덕에"

  • 입력 2000년 2월 28일 19시 51분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지명전을 벌이고 있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정치적으로 성공한 이면에는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첫 부인을 버리고 미모와 재력을 갖춘 현 부인과 재혼한 비정함이 숨겨져 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지는 27일 매케인 의원이 베트남전쟁에서 포로로 억류됐다가 1973년 3월 귀국한 뒤 1982년 3월 애리조나 주 하원의원선거에 출마하기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과거를 특집으로 다뤘다.

이중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매케인의 결혼 생활. 모델 출신이었던 첫 부인 캐럴은 1969년 큰 교통사고를 당해 목발을 짚는 신세가 됐다. 사고후 그녀의 키는 약 10cm 정도 작아졌다.

조강지처의 외모가 전보다 못해졌기 때문인지 매케인은 해군의 의회 연락관으로 있던 1979년 4월 하와이의 칵테일 파티장에서 만난 신디에게 눈길을 돌렸다. 신디는 애리조나 주에서 맥주양조장을 경영하는 부호의 딸. 매케인은 6개월간 끈질기게 구애한 끝에 신디의 사랑을 얻는데 성공했다.

그는 캐럴과 이혼하고 즉각 신디와 재혼했다. 그리고 새 처가가 있는 애리조나주의 지역 유지인 장인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정계에 진출했다.

첫 부인 캐럴과 세 자녀는 처음엔 매케인의 변절에 큰 충격을 받았으나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그를 용서하게 됐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캐럴은 요즘도 “매케인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며 선거자금을 기부하는 등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장성한 자녀들도 매케인의 대선 도전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매케인보다 전처를 잘 만난 후보는 없다”며 “그는 몰래 바람을 피우다 이혼한 뒤에도 전처로부터 여전히 지지를 받는 유일한 정치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