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학생군사교육 부활 논란… 보수파선 "나쁠 것 없다"

  • 입력 2000년 2월 27일 19시 21분


공립학교에 기초군사교육을 실시하기로 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권한대행의 결정에 대해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모스크바시 교육위원회는 25일 “현 교과과정도 빠듯한데 군사교육을 추가한다면 학생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러시아언론은 ‘건강’은 핑계이며 실은 91년 소련 해체와 함께 폐지된 군사교육이 부활되는 것을 교사들이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푸틴은 올 초 남학생들은 주당 2∼3시간 제식훈련과 총기분해 사격 등을 배우고 여학생들은 응급처치법 등을 배우는 것을 골자로 한 대통령 포고령에 서명했다.

여성 칼럼리스트 논나 체르냐코바는 “미국은 학교내 총기사고로 난리인데 러시아에서 아이들에게 총쏘는 법을 가르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이는 냉전시대로 돌아가려는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일부에서는 구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의 푸틴이 퇴역장교들에게 교관자리를 마련해줌으로써 군부의 인기를 얻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보수파들은 “애국심도 일깨울 수 있고 남학생들의 경우 사격을 배워서 나쁠 것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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