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봄소식'…올 3.2% 성장 전망

  • 입력 2000년 2월 20일 20시 02분


세계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 체이스맨해튼 은행은 올해 전세계 평균 경제 성장률은 작년보다 0.6% 포인트 높은 3.2%를 기록할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미국은 올해 3%대 후반, 유럽연합(EU) 내 유로화 사용 11개국은 3.5%, 일본은 1.5%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세계경제 전망이 밝은 것은 무엇보다 미국이 최장기 호황을 누리면서 세계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 경기과열이 발생할 우려도 있는 등 세계경제의 악재가 완전 해소됐다고 볼 수만은 없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 세계 경제의 현 상황과 전망을 실었다.

▼백화점 매출 급신장▼

▽소비가 살아난다〓작년 10월에 문을 연 미 뉴저지주 뉴어크공항 옆 대형 아웃렛몰은 1년내 고객 2000만명 유치 목표를 세웠는데 개점 반년만인 올 봄이면 목표에 이를 것 같다. 중산층 이상의 씀씀이가 꾸준히 늘어난 데다 최근에는 저소득층조차 브랜드 상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 프렝탕백화점은 지난 달 세일 개시 첫날 고객이 사상최고인 15만명이나 몰렸다. 결국 의류 액세서리 등이 엄청나게 팔려 세일 전체매출은 예년에 비해 10%이상 늘었다.

외환위기를 겪었던 태국에서는 자동차 판매가 급증했고 스포츠카형 차량을 비롯한 고급차가 잘 팔린다. 작년 자동차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52%나 늘었고 올해도 20%는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조사전문업체 IDC에 따르면 작년 전세계 PC출하대수는 전년보다 23% 증가해 개인용 컴퓨터의 소비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정보통신 거액 투입▼

▽설비투자가 급증한다〓개인 소비가 늘어나자 기업도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미국 텍사스 통신회사 SBC커뮤니케이션스는 서비스속도를 높이는 데 60억달러(약 6조7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AT&T도 최근 9000만달러(약 1000억원)를 투자해 뉴저지에 대규모 오퍼레이션 센터를 개설했다.

유럽에서도 설비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독일 자동차회사 오펠은 최근 독일 중서부에 중소형 승용차 공장 신축공사에 들어갔다. 이 공장에 투자될 자금은 무려 8억2000만마르크(약 5000억원)이며 2002년부터는 가동될 예정이다.

▼유가 불안 위험 요소▼

▽미 경제 연착륙이 관건이다〓세계경제가 계속 성장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 미국경기가 과열되지 않고 안정성장 궤도에 들어간다면 세계경제 성장도 무난하겠지만 경기과열 후 거품이 빠져 가라앉으면 전세계는 동반 불황에 빠져들 수 있다.

유럽과 일본 경제도 미 증시동향과 대미 수출규모 등 미국 의존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1998년 11월 배럴당 10달러였으나 1년3개월만에 3배인 30달러선을 오르내리며 세계 경제의 앞날에 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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