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벤처부자' 돈-기술 사회환원 봇물

  • 입력 2000년 2월 12일 20시 07분


컴퓨터 등 첨단기술 덕분에 갑부가 된 많은 미국 벤처기업인들이 공익 자선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지는 11일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 등 많은 벤처기업인들이 부와 기술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며 선행 기업인들을 자세히 소개했다. 자선사업에 눈을 돌리는 벤처기업인들은 과거 존 D 록펠러나 앤드루 카네기보다 훨씬 젊은 나이에 선행을 시작하며 돈만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기술 등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선을 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아마존 창립 러브조이 아내와 전자 자선사업▼

아마존닷컴의 창업 멤버였던 니컬러스 러브조이는 최근 회사를 사직하고 스톡옵션으로 얻은 250만달러로 부인 고든과 함께 자선단체 ‘고든 러브조이 재단’을 만들었다. 이 재단은 어려운 개인이나 단체에 돈을 기부하는 한편 교육과 환경개선을 위한 공익 프로그램 개발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전자상거래의 개념을 도입해 기부자와 자선단체를 연결하는 ‘전자 자선사업’도 할 예정이다.

벤처기업인 폴 브레이너드도 97년 올더스코퍼레이션을 4억5000만달러에 매각한 자금으로 자선단체 ‘소셜 벤처 파트너스’를 세웠다. 이 단체는 어린이 교육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230여명의 벤처기업인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돈과 기술로 브레이너드의 활동을 돕고 있다.

▼숲보존 환경운동에 1300만달러 내기도▼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의 간부였던 캐서린 머서는 ‘스리 기니스 펀드’라는 재단을 세워 여성 벤처기업인의 자선사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벤처기업인 가운데는 비록 자선단체를 만들지는 않았으나 계기가 있을 때마다 거금을 내놓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워싱턴주 노스 캐스케이드산맥의 숲을 보존하자는 운동이 시작되자 서너명의 하이테크 기업인들이 1300만달러의 거금을 모아 기부했다.

미국 벤처기업인들이 만든 자선재단 ‘커뮤니티 파운데이션 실리콘 밸리’의 총자산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5∼40%씩 증가했다.

이 재단의 피터 헤로 이사장은 “벤처기업인들은 ‘기부한다’는 말 대신 사회 개선을 위해 ‘투자한다’는 말을 즐겨 쓴다”고 전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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