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첩보기관 요원 이색채용…"5字로된 5가지 암호풀라"

  • 입력 2000년 1월 16일 20시 03분


‘5자(字)로 된 5가지 암호를 찾아내 암호문을 해독하라.’

전세계 통신을 감청하는 임무를 띠고 있는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가 암호해독가 컴퓨터 전문가 언어학자의 ‘고수’들을 가려내기 위해 고안해 낸 방법이다. GCHQ는 작년 말 인터넷 웹사이트(www.gchq.gov.uk)에 5개의 암호로 된 수수께끼를 올려놓고 이를 해독하는 사람들을 정보원으로 우선 채용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응모자는 웹사이트 곳곳에 숨겨진 5자로 된 5가지 암호를 찾아낸 뒤 이를 바른 순서대로 배열해 암호문을 해독해내면 된다.

그러나 각 암호는 모두 다른 형식으로 암호화돼 있어 이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일례로 한 암호는 웹사이트 페이지와 같은 색으로 쓰여져 아예 바탕화면 속에 숨어 있다. 그동안 수수께끼를 풀어낸 응모자는 15명에 불과하고 가장 빨리 푼 사람도 48시간이나 걸렸다는 것이다.

영국 첼튼햄에 위치한 GCHQ는 1946년 설립돼 영국 정부와 군에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미 국가안보국(NSA), 호주 정보보안국(GIS)과 함께 세계적 통신감청망인 ‘에셜론’의 주요 멤버다. GCHQ의 전신인 정부 암호해독기관(GCCS)은 십자말풀이 전문가, 수학자, 체스의 고수를 주로 채용했었다.‘007 시리즈’의 작가인 이언 플레밍(1908∼1964)도 이 기관 출신이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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