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목사, 非가톨릭교인 첫 '가톨릭 순교자' 지명 유력

  • 입력 2000년 1월 14일 18시 50분


미국의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1929∼1968)를 로마 가톨릭교회가 ‘순교자’로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미 일간지 보스턴글로브가 13일 보도했다.

미 가톨릭교회 주교들은 최근 로마 바티칸 교황청에 킹목사를 비롯한 24명을 ‘순교자’ 후보로 추천했다. 교황청 특별위원회는 현재 킹목사 등 9000여명의 순교자 후보를 놓고 선별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중 킹목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것. 이에 따라 킹목사는 5월7일 로마에서 열리는 ‘기독교 2000년 기념 축전’에서 순교자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침례교 목사였던 킹목사는 교황청이 지명한 최초의 비(非)가톨릭교인 순교자로 기록된다.

교황청은 그동안 가톨릭교인에 한해 순교자를 지명해왔지만 이번에는 새 천년을 기념해 가톨릭교인이 아닌 사람도 순교자로 지명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킹목사는 포교활동이 아닌 인권운동을 벌이던 중 암살됐다는 점에서도 순교자로 지명된다면 매우 특이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의 토드 브라운 주교는 “인권운동의 미래를 내다보고 앞장선 그는 ‘인권운동의 예지자’였으며 그의 행동은 독실한 신앙심에서 비롯됐다”고 그를 순교자로 추천한 이유를 밝혔다.

<김태윤기자> 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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