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保理 에이즈 대책 논의한다…유엔 창설이후 처음

  • 입력 2000년 1월 10일 19시 48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0일 앨 고어 미국 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아프리카 에이즈(AIDS) 대책을 논의한다.

1945년 유엔 창설 이후 안보리가 에이즈와 같은 보건사회 문제를 다루기는 이번이 처음. 그동안 안보리는 국제정치 군사 외교 문제 등을 주로 논의해왔다. 안보리는 이번 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에 아프리카 에이즈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에이즈 확산방지를 다짐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전했다.

고어는 이 자리에서 미 정부가 마련한 2억달러(약 2268억원) 규모의 아프리카 에이즈 치료 및 예방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어는 대통령선거운동 과정에서 에이즈 대책이 소홀하다는 비난을 받아왔으며기 때문에 비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획기적인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처드 홀브룩 유엔주재 미 대사는 “고어 부통령이 지원책을 포함한 미국의 에이즈 중대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홀브룩은 아프리카에서는 최근 내전으로 숨지는 사람보다 10배가량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로 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0만명의 아프리카인이 에이즈에 감염돼 있으며 지난해에만 200만명이 에이즈로 숨졌다. 이는 지난 20년간에 걸쳐 미국에서 에이즈로 숨진 사람보다 5배가량 많은 것이다.

특히 케냐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는 에이즈로 인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남아공의 공중의료기관은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의사들에게 입원환자 중 일부를 포기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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