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세계경제 키워드 10가지]인터넷이 빈부 갈라

  • 입력 2000년 1월 9일 20시 35분


《새 밀레니엄의 첫 해, 세계 경제의 중요한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키워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일본의 경제전문 주간지 ‘동양경제’가 최신호에 후지(富士)종합연구소, 닛세이 기초연구소 등 일본의 유수한 씽크탱크의 자료를 토대로 게재한 20대 키워드 가운데 한국경제에 밀접한 10가지를 골라

소개한다》

▼비핵심업무 대부분 외주▼

△아웃소싱〓 기업이 일부 업무를 다른 전문기업에 위탁해 처리하는 일. 부수적인 업무를 다른 기업에 위탁함에따라 기업은 자사의 경영 자원을 핵심사업에 집중시켜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다.

미국기업의 제조업 부문에서 시작된 아웃소싱은 최근에는 경리 인사 제품개발 영업 등 거의 모든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기업은 90년대 아웃소싱을 통해 경쟁력을 확대했다고 할 수 있다. 올들어 미쓰비시를 비롯한 일본의 3대 종합상사는 각기 거느리고 있던 총무 인사 경리 담당 자회사를 통합함으로써 아웃소싱의 폭을 한차원 확대했다.

▼환경친화 기업만 살아남아▼

△환경경영〓환경에 대한 배려를 이윤 실현과 함께 기업 경영의 우선적인 목표로 삼는 경영 전략. 환경오염에 따른 피해가 심각해짐에 따라 환경파괴 기업에 대한 국제적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몬트리올의정서,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등 환경파괴 기업에 대한 무역규제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국제협약이 20여개에 이른다. 소비자들은 환경파괴 기업의 제품에 대해서는 불매운동도 벌인다. 환경친화적이 아닌 기업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에따라 IBM 등은 기업 환경대책의 비용과 효과를 철저히 따지는 ‘환경회계’ 개념을 도입하는 등 환경친화적인 기업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환경경영 실현 여부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사이버 주식매매 급속 확산▼

▷온라인 트레이드〓인터넷을 통한 주식매매. 온라인 트레이드는 수수료가 낮은데다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최근 투자자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트레이드의 선구자인 미국에서는 2002년에 개인 주식거래의 50%가 온라인 트레이드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한국에서는 현재 거래의 40%가 온라인 트레이드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지식공유 시스템 갖춰야▼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지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힘으로 바꾸는 경영전략.

21세기 부를 창출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지식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지식경영의 예로는 각 개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회사 전체가 공유하게 만들거나 사원끼리 의견을 나누며 얻어진 고부가가치 정보를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지식 경영의 성패는 광범하고 효율적인 지식의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이를 활용하는데 달려 있다.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과 조직을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

▼아시아 구조개혁 약효 발휘▼

▷아시아 경제 회복=97년 7월에 발생한 아시아 통화위기는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를 심각한 불황에 빠뜨렸고 그 여파는 98년에도 지속돼 아시아 경기가 회복되는 데에는 4,5년이 걸린다는 견해가 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99년 하반기부터 아시아 각국 경기는 급속히 회복돼 99년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는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아시아 각국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경제회복을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와 기업이 다방면에 걸쳐 구조개혁을 단행했기 때문.

올해에는 중국의 WTO 가입 시기나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 등 유동적인 요인이 있지만 아시아 각국 경제는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산학협동 제도 본격화▼

▷TLO(Technology Licensing Organization)〓대학의 연구 성과를 기업에 효과적으로 이전하기 위해 만든 조직. 대학이 자체 개발한 우수한 기술을 기업에 정당한 댓가를 받고 넘겨 업계가 이를 잘 활용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산학연계가 잘 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 TLO에 의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지난해 335억달러에 이르렀다.

일본에서도 ‘대학 등 기술이전 촉진법’이 98년 발효돼 현재 10여개의 TLO가 활동하고 있다. TLO는 대학 내 벤처기업 설립도 지원하는 조직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지식-자격증 보유 필수▼

▷임플로이어빌리티(Employability)〓근로자가 직장을 구할 수 있는 능력. 임플로이어빌리티가 높다는 것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거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음을 뜻한다. 임플로이어빌리티가 높은 노동자일수록 전직이 용이하고 많은 임금을 받는다.종신고용과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제도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최근 노동시장 유동성이 강화되고 있다. 그 결과 실력을 갖추지 못한 사원은 직장을 잃게 됐다. 이제 임플로이어빌리티를 높이는 일을 남의 일로만 여길 수 없게 된 것이다. 또 사원 교육을 소홀히 하는 기업은 임플로이어빌리티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근로자들로부터 배척받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새천년 세계무역질서 결정▼

▷세계무역기구(WTO) 뉴 라운드 협상〓2000년 1월 개시될 예정인 WTO 차기 다자간 무역 협상. 이 협상은 새 천년의 세계 무역 질서를 결정하게 된다. 앞으로의 국제 경제 흐름을 좌우하는 큰 틀을 짜는 셈이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각국은 협상결과를 자국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이끌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 라운드의 협상의제와 협상방법 등을 결정하는 WTO 각료회의는 지난해 11월30일부터 4일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렸지만 미국 등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첨예한 대립 끝에 결렬됐다. 이에 따라 뉴라운드가 예정대로 실시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인터넷 숙련도에 성패달려▼

△디지털 격차〓 인터넷 사용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간의 사회적 경제적 격차가 커지고 있는 현상. 21세기는 정보와 지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정보 사회다. 정보사회에서 인터넷은 정보와 지식을 얻는 주요 수단이다. 따라서 인터넷 사용 여부가 사회적 성공여부를 판가름하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보 격차가 경제적인 격차를 낳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미국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내 인터넷 사용자와 비사용자 간의 경제적 격차는 벌써부터 확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음반 유통업계 혁명 예고▼

▷MP3〓음질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음성 데이터를 압축하는 기술. 이렇게 만들어진 파일은 확장자 ‘.mp3’를 가지고 있다.

MP3 파일로 된 곡을 인터넷을 통해 파는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음반 유통업계의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MP3 휴대용 플레이어는 CD플레이어처럼 진동에 의해 음이 튀는 것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영국 조사업체인 마켓트래킹 인터내셔널(MTI)은 MP3 형식의 곡을 다운로드 받아 판매하는 인터넷 음악판매 시장의 규모가 2004년경에는 40억달러에 이르러 전체 음악시장의 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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